Y를 만나 밥먹고 영화 보고 돌아온 밤, 마음이 헛헛하고 가난하다. 급기야 그 이튿날인 오늘 새벽엔 하염없이 떠올린다, D와 함께였던 그 세계를. 그 품에 나른한 단잠을 자고 포옹 속에 자주 위로 받았던. 원없이 땡깡 피우고 어리광 부리고 짜증낼 수 있었던, 조금은 안전했던 세계. 비록 그 세계도 영원할 수 없어서 곧 종말을 맞이했지만- 다시 구제불능의 염세주의자가 되고 만다. 그 세계는 과거가 되었고, 혹여 과거가 아니라 나의 현재였다고 해도 봄꽃처럼 짧디 짧았으리라. 속이 찢어질듯 쓰리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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