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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17의 게시물 표시

20170429

꿈에 그가 나왔다. 무척 힘든 일이 있거나 어찌 할 수 없을 정도로 외로울 때엔 그의 꿈을 꾼다. 그가 나오는 꿈은 늘 현실처럼 생생하고 여운이 오래 남는다. 지난 밤 꿈에 등장한 그는 여전히 내게 돌아오고 싶어했다.  날마다 일기쓰듯 'ㄱㅎ야~' 라고 시작되는 당부와 조언의 메모를 남겼다. 실제와는 다르게 그는 보다 꿋꿋하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는 온 마음을 열어놓을 수 있었던 내 유일한 연애상대였고, 그 이후로는 단 한 번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교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으므로, 슬슬 '난 후회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복잡하고 약간은 당혹스러운 아침. 토요일 수업을 하고 있는데, 작년 봄 까페에서 알게 되어 만나봤던 D여고 C선생에게 카톡이 왔다. 내 기억으로는 단 한 번만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연락도 끊어졌던 사람이었다. 만날 당시엔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칭찬을 퍼붓다가는, 연락의 내용이나 횟수가 시들하고 뜸해서 누군가 다른 사람을 만나나보다 하고 나도 대수롭지 않게 머릿속에사 지워버린 사람. 1년 여가 지난 이 시점에 느닷없이 연락을 해선 자신이 연락을 하지 못했던 상황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하니 당혹스럽게 시작된 하루가 더 당혹스러워진다. 이렇게 저렇게 떠나보낸 인연, 스쳐간 인연들. 내 인연은 어디에 있을까. 내 존재를 바닥까지, 아름답고 빛나는 이면의 축축하고 눅눅하고 어둡고 퀴퀴한 모습까지 편안하게 여과없이 고스란히 드러내게 하는 그런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